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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가출을 출가로

전쟁을 일으키는 선인은 없다고 하듯 누가 전쟁을 시작했는지 논란이 있지만, 가자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무력과 폭력에 자유 시민의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 이기적 탐욕이 중심이 아니라 인간 중심인 자들은 이스라엘의 인간 청소를 비난하며 뉴욕시 등에서 시위를 벌이니 새우 싸움에 고래 등이 가렵다고 당장 뉴욕 시민은 불편하다.   미국의 정치는 양대 정당이라 하여 부유층 소수를 대표하는 공화당과 서민과 가난한 다수를 대변하는 민주당이 적당한 대립과 타협으로 이끌어 왔다. 그런데 근래 들어 자기만 우선하며 상대를 무시하는 극단적인 자들이 전면에 나서자 나라는 두 세력이 대립하니 미국이 둘로 쪼개질 듯 시민의 스트레스가 커진다.   나라가 쪼개져 힘을 잃는 일이 없도록 하려면 극단적인 자들 대신에 상대를 인정하는 자들이 정치 중심이 되어야만 하는 데 현실은 오히려 극단적인 자들이 더욱 목소리를 높이며 대립을 불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정치인들은 자기 욕심을 채우려 도발을 서슴없이 하니 전쟁이 일어나고, 욕심 때문에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탐욕이요 분노다.   어디서나 갈수록 심각해지는 양극의 대립을 줄이려면 우리가 가진 탐욕을 줄여야만 한다. 탐욕은 그대로 두고 벌이는 딜은 설사 성사가 되었다 해도 언제든 깨질 수 있는 유리잔에 불과하다. 그러기에 누구나 탐욕을 줄여야만 한다고 아우성이지만 본능적으로 보이는 탐욕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느냐는 것.   자기 탐욕을 줄이러 떠나는 작업을 가출이 아닌 출가라 했다. 가출은 자기 탐욕을 줄이는 게 아닌 스트레스가 싫어 현장에서 떠나는 도망일 뿐이다. 시대를 불문하고 자기 집을 떠난 가출자가 적지 않은데 2500여 년 전, 석가모니가 성을 떠난 것은 가출이 아닌 출가라 하는 이유는 현실 도피가 아닌 고통의 현실을 행복한 인간으로, 사회로 변화시키기 위한 떠남이었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사회로 돌아온 그는 45년 동안 자신과 더불어 사회가 평화로울 수 있는 법을 세상에 전했다.   왕자였던 석가모니가 출가하지 않았더라도 부처님이 되어 세상의 빛이 되었을까. 아니다. 세상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 현장을 일단 떠나는 출가와 같은 행동이 있어야만 한다. 자기의 탐욕을 줄여 냉정히 현장을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공부를 한 후 다시 사회에 돌아와 참여할 수 있으면 많은 문제가 소멸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가출은 사회 문제를 증가시키는 악이지만 출가는 사회 문제를 풀 수 있는 강력한 선의 무기다.   지금 세계는 탐욕에 의한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불만이 많은 젊은이의 극단적인 폭력이 늘어나 사회를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런 젊은이들의 일탈이나 가출을 줄이고 삶의 목적을 바르게 바라보도록 하는 일주일 내지 한두 달 단기 출가와 같은 것을 사회에 만들 수는 없을까. 그들이 자신을 바르게 돌아볼 기회를 줄 수만 있으면 세계는 그만큼 편안해질 수 있을 터인데.   카필라 왕국 왕자였던 석가모니가 고통 대신에 평화를 전하겠다는 원을 세우고 출가한 사건은 21세기 오늘에서도 너무 중요한 의미가 있기에 절에서는 출가일을 잊지 않고 기린다. 그 출가일은 음력 2월 8일, 올 양력으로는 3월 17일이 된다.   청소년 가출과 총기 사건과 같은 일탈적 행동은 사회 전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 그들과 사회를 위해 단기 출가와 같은 장치가 많이 생기기를 기대한다. 홍효진 / 보리사 신도살며 생각하며 가출 출가 청소년 가출과 사회 문제 단기 출가

2024-02-22

[열린 광장] 고령화 사회의 그늘

 고독사(孤獨死)란  외롭게 살다가 쓸쓸히 맞이한 죽음을 뜻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혼자 임종을 맞고 시신이 사망 시점으로부터 일정 시간이 경과한 뒤에 발견되는 죽음’을 고독사라고 부른다고 한다.     언젠가 부산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진 지 7년이 지난 것으로 추정되는 김모(55) 씨의 시신이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는 뉴스가 있었다. 주변에서는 아무도 김씨의 죽음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한다.     이처럼 고독사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현황과 실태를 알 수 있는 변변한 통계는 없다. 장례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지방 자치 단체장은 연고자가 없거나 연고자를 알 수 없는 무연고 사망자가 발생하면 일정 기간 공고를 거쳐 시신을 처리해야 한다. 이때 유족이 인수를 거부하거나 나타나지 않을 경우는 시신을 처리한 뒤 10년간 납골, 안치하고 결국에는 집단으로 매장한다고 되어 있다.     시신을 인수할 가족이 없다면 혼자 죽음을 맞이했을 때 시신이 바로 발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런 경우 무연고 사망자의 상당수는 고독사의 범주에 포함된다는 것. 반대로 고독사이면서 무연고 사망자에 해당되지 않는 사례도 있는데 이는 홀로 지내다 숨졌지만 뒤늦게 가족에게 시신이 인수되는 경우 등이다. 따라서 무연고 사망자가 증가했다면 고독사 역시 함께 늘어났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자료를 보면, 고독사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주목했다. 몇 년 전 NHK에서 방영된 ‘무연사회’(사람 사이의 관계가 없는 사회, 인연이 없는 사회)라는 특집 다큐멘터리는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당시 일본 전국 지자체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신원미상의 자살이나 행려사망자 등 무연고 사망자가 연간 3만2000명에 달해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원인은 고령화와 저출산, 개인주의로 인한 사회 안전망 해체로 분석됐다.     문제는 지금은 한국이 일본보다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동시에 1인 가구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NHK 취재팀이 낸 책 ‘무연사회’를 우리말로 옮긴 역자는 후기에서 ‘일본보다 출산율이 더 낮고 만혼, 미혼 추세가 급증하고 있는 한국이 처한 상황도 일본과 별로 다를 게 없다’고 경고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35년까지의 ‘장래 가구추계’를 보면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0년 전의 25.3%에서 34.3%까지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특히 75세 이상의 1인 가구는 10년 전 48만여 가구에서 2035년 210만여 가구로 무려 4.3배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45.1%)과 노인 자살률(10만명당 81.8명)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걸 감안하면 그만큼 ‘고독사 위험군’이 늘고 있다는 뜻이 된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혼자 사는 가구가 증가하고 특히 노인들의 1인 가구가 늘어난다는 것은 앞으로 고독사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독사는 우리 주변에 늘 있어 왔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내일,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외롭게 죽어갈 것이다. 고독사가 어느새 우리 삶 속에 깊히 파고들고 있다.     외롭게 죽어간 사람들, 뒤늦게나마 소식이 알려지면 그들의 외로움은 덜어지는 것일까? 고독사 문제는 그들이 죽을 때 외로웠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어찌 보면 살아있는 내내 외로웠다는 데 있을 것이다. 손용상 / 소설가·한솔문학 대표열린 광장 고령화 사회 고독사 문제 사회 문제 무연고 사망자

2022-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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